한 낮이라 상고대를 기대하지는 않았다.
헬기장을 올라가는데 갓길에 차들이 주차되어 있어
계곡 쪽에 뭐가 있나 왜 이곳에 주차들을 했지 생각했는데
구불구불 오름길이 살짝 얼어 있어
아침 일찍 오른 사람들은 헬기장까지 오르지 못하고
갓길에 주차하고 걸어서 올랐던 것이었다.
헬기장엔 눈이 가득 쌓여있고,
높은 곳이라 그런지 쌓인 눈이 딱딱하다.
전망대나 중계탑까지 올라보려고 했는데
앞에 오르던 차가 미끄러져 내려온다.
한번 미끄러졌으면 포기하고 헬기장에 주차하고
오를 생각을 해야 하는데
다시 도전하는 무모함을 보였다.
지켜보는 내가 더 떨렸다.
결국 다시 미끄러져 눈 속에 파묻혀 오도 가도 못하는 지경
그냥 지켜볼 수 없어 도와주려고 올라가 보니
4륜 구동도 아닌 작은 승용차로 무모한 도전을 한 것이다.
딱딱한 얼음에 박혀 꼼짝도 하지 않는 차 밑에 얼음을 치우니
바퀴가 움직이고 간신히 후진을 하긴 했는데
운전도 좀 서툴러 보인다.
좀 더 후진하고 진입하면 좋을 것 같은데
눈이 많이 쌓인 쪽으로 들어가다가 또 눈 속에 바퀴가 묻혀 버렸다.
젖 먹던 힘까지 짜내며 야촌님과 함께 앞에서 뒤에서 차를 밀었더니
힘이 쫙 빠진다.
그러는 동안 차 한 대가 올라오고 장정 몇 분이 내렸다.
온 힘을 다해 밀어도 끔쩍하지 않던 차가
그분이 하라는 대로 하니까 차가 쉽게 움직였다.
전문가다운 면모를 보인 그 분이 대단하고 멋져 보였다.^^
기대하지 않았던 가야산 상고대
날씨는 흐리지만 지금까지 가야산 이런 상고대는 처음 보는 것 같다.
석문봉까지 다녀오면 너무 늦을 것 같아 가야봉만 오르고 내려왔는데
차로 오를 때는 몰랐는데 그 거리도 만만치 않았다.
만보는 충분히 걸은 것이다.
오늘은 그런 날 이었나 보다.
내려가려는데 앞에 차 두 대가 길을 막아 서 있다.
한참을 기다려도 우왕좌왕 두 차에서 8명 정도 내렸다.
잠깐 기다려 달라는 제스처도 취하는 사람이 없다.
조금만 올라오면 헬기장인데
위험하다고 생각해서 차를 돌려 나가려는 것 같다.
간신히 차 두 대가 돌려서 나란히 내려가는데
그 뒤를 따라가는데 기어간다는 말이 맞을 것 같다.
무모하게 도전한 사람들 때문에 내 자신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사진을 정리하다가 인물과 풍경을 나눴는데
인물이 없는 풍경이 들어 있는 폴더를 삭제하고 휴지통까지 비워버렸다.
예전에는 이전 시간으로 되돌려 복구를 했던 것 같은데
지금 윈도우에서는 프로그램을 이용해서만 복구가 되니 귀찮기도 하고
중요한 자료도 아니라 포기했다.
점점 머리 쓰는 것이 귀찮아진다.
2024. 2. 24(토) 야촌님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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