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이 가기 전에 동해 돌아보기
마치 숙제처럼 남아 있던 나들이
마음을 비우고 폭설이 내린 강원도의 풍경을 즐기고
고성 바닷가 한 바퀴 돌아보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새벽 5시에 출발하여 8시쯤 강원도에 들어서니
며칠 내린 폭설로 도로는 제설작업이 되어 있었지만
도로 양옆에는 눈 탑이 쌓여 있다.
역시 강원도구나.
천천히 달리면서 풍경이 예쁜 곳은 잠시 멈춰
사진도 담아보고 강원도의 겨울을 만끽하며 초도항에 도착
차를 주차하고 해변 길을 걸어보려고 만반의 준비를 하고
파도가 제법 있는 바닷가 멀리를 바라보니
작년에 만났던 검둥오리와 검둥오리 사촌은 보이지 않는다.
동해안에 새가 없어도 너무 없다는 말이 있어 기대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조복이 있는 내가 왔으니 새로운 녀석이 인사하지 않을까 하고
내심 바랬는지도...^^
흰줄박이오리도 보이지 않는다고 얘기하는 순간
바로 앞 가까이서 서핑을 즐기는 한 무리를 만났다.
보드가 없는데도 어찌나 파도를 잘 타는지
선발된 선수들 같았다.
새를 하면서 가장 만나고 싶었던 아이들 중에
손가락에 꼽는 아이다.
보고 있어도 또 보고 싶은 아이
또 달려가고 싶어질 것 같다.
초도항과 화진포해수욕장을 둘러보아도
멀리 뿔논병아리, 바다비오리, 비오리 무리들이 보이는데
다른 특별한 아이는 보이지 않아 거진항으로 이동했다.
거진항에 흰줄박이오리 두 쌍이 놀고 있고,
쇠가마우지 인증하고 뭔가 새로운 아이를 찾아야 할 것 같아
비린내 물씬 풍기는 항구 쪽으로 걸어갔다.
배들이 정박되어 있는 항구 안쪽
갈매기들만 유유자적 놀고 있다.
친구가 이런 곳을 왜 가냐고 생각할 것 같아
기름을 칠했다.
이런 곳에 귀한 아이들이 올 수 있다고...^^
어떤 정보를 들은 것도 아니고 예측한 것도 아닌데
이상하게 항구 끝까지 걸어가는 내 자신
뭐에 홀린 것 같았다.
저기~ 작은 아이가 물속에 들어가는 것이 보인다.
어찌나 잠수 속도가 빠른지
얼굴 빼죽 내밀고 3초 컷 바로 잠수해 버린다.
어라~ 바다쇠오리네.
한 마리만 보이더니 나중에는 3마리가 나타났다.
그런데 사진 담기는 너무 힘들다.
얼굴을 보는 순간 셔터를 누르려고 하면 벌써 들어가 있다.
어쨌든 종 추가를 했으니 대만족이다.
이렇게 격하게 우리를 반겨주는 녀석들 때문에
날씨는 흐리지만 마음은 맑음이다.
이제 어디로 이동해볼까...
청초호에도 새가 없다고 하였지만
그 기준이 새로운 아이가 없다는 것이고
우리 수준은 흔한 아이라도 가까이에서 만나고 싶은 마음에
환경이 좋은 청초호로 향했다.
검은목논병아리리, 흰죽지, 물닭, 뿔논병아리, 바다비오리....
이런 친구들이 가까이에서 열심히 먹이활동을 하고 있고,
멀리 무리지어 있던 검은머리흰죽지가 가까이 날아오더니
열심히 조개를 잡아먹는다.
저 조개를 어떻게 먹을까 계속 관찰해 봤는데
그냥 삼키고 있다.
어떻게 저 딱딱한 껍질을 소화시키지...
물고기를 통째로 먹는 새들은 많이 봤지만
조개를 그냥 삼키는 장면은 너무도 신기했다.
멀리 도망가고 쫓는 아이들이 보인다.
왜 그러는가 싶어 찍어 보니
바다비오리 수컷이 가자미를 잡았는데
친구가 뺏어 먹으려고 해서 도망가는 모습이었다.
남에 것을 탐내면 안 되는 교육을 받지 못한 녀석인가 보다.
4시 30분에 철수하여 내려오는데 차가 많이 막혀 5시간이 걸렸지만
충분히 힐링이 되었기에 피곤하지가 않고 다시 가고 싶어진다.
24. 2. 27(화) 친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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