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린다.
우산을 쓰고 걸어도 좋을 것 같아 집을 나섰다.
집 앞에 비를 맞으며 사랑을 나누는 남방부전나비를 만났다.
쩝~ 낭만을 아는 녀석들이군.
혼자 중얼거려 본다.
나의 청년기에도 비를 유난히 좋아했다.
괜히 센티해지며 이유 없이 슬퍼지기도 하고,
생동감 넘치는 봄 보다
낙엽이 떨어지는 가을을 좋아했었다.
젊음 자체가 빛이 나는 밝음이고
젊음 자체가 생동감 넘치는 봄이었으니
사치스럽게 낭만 타령을 했던 것이다.
지금은 파릇파릇 새순이 돋아나는 봄이 좋고,
우중충한 날씨 보다는 화창한 날씨가 좋다.
어쩌면 멀어져 가는 젊음에 대한 동경일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오늘은 젊은 소녀의 감성으로 이웃 친구들과 인사를 한다.
주변 제초작업은 어찌나 철저하게 부지런한지
풀이 자랄 틈을 주지 않으니 이웃 친구들 생사가 몹시도 불안하다.
그런 속에서도 종족번식을 위해 비를 맞으면서도 짝짓기를 하고,
산란을 하고... 참으로 대단하다.
힘들게 지켜 나가는 친구들 모습을 보며
나도 힘을 내련다.
23. 8. 29(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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