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레지
전날 나비 탐사의 기분 좋은 만남들이
가시지 않은 탓인지
잠을 자려고 하면 정신이 더 또렷해져서
뜬눈으로 새벽에 출근했다가
6시에 푸른솔을 만나 청태산으로 향하는데
그때야 잠이 쏟아지려고 한다.
운전하면서 졸면 안 되는데...
평일보다도 더 한산한 도로
지난번에 평창 쪽에 도로 공사하는 곳이 많았는데
도로 공사가 끝났는지 다행히 공사하는 곳도 없어
천천히 달렸는데도 예상했던 시간 보다 일찍 도착했다.
푸른솔이 오늘 따라 왜 그렇게 천천히 달리냐고 한다.
어차피 9시 되어야 문을 열어 준다는데
일찍 도착하면 뭐하냐고 했는데
8시 30분쯤 도착 했는데 문을 열어 준다.
아마도 사진 찍는 사람들이 뭐라고 항의를 한 것 같은 분위기다.
푸른솔 보고 모데미풀 찍으면서 천천히 올라오라고 하고
계곡 중간쯤 등산로 주변 얼레지가 많은 곳으로 올라갔다.
오늘 목표는 청태산의 예쁜 얼레지에 앉은 애호랑나비를 담는 것이었다.
선괭이눈
아침 일찍 이라 산 중턱인데도 빛이 없어 얼레지들이 입을 닫았다.
이런 얼레지에게 나비가 달려들지는 않을 테고,
계곡으로 잠시 내려갔는데 모데미풀이 싱그럽다.
지난번에 꽃술이 상한 것 같았던 것은 꽃이 덜 피어 그렇게 보였었나 보다.
금괭이눈
모데미풀이 피는 계곡에는 예쁜 모델 앞에 임자가 있어
자리를 비켜주지 않기 때문에 기다려도 소용이 없다.
내가 내려간 계곡에는 사람은 없는데 아직 빛이 닿지 않았다.
그랬거나 말았거나 일단 인증 샷은 남겨 보고
다시 얼레지 핀 곳으로 올라왔는데 나비는 보이지 않는다.
천천히 정상을 향해 올랐다.
애기괭이눈
모데미풀
왜 이렇게 가파른지...
그 가파른 산길을 땀이 나지 않을 정도로 천천히 걸었다.
푸른솔은 열심히 모데미풀과 사랑의 눈 맞춤을 하고 있겠지.^^
삼거리에 올라서니 시원한 바람이 불어 온다.
며칠 사이에 태백바람꽃, 들바람꽃, 얼레지가 만개했다.
애호랑나비가 잠깐씩 얼레지에 키스를 하고 지나간다.
여기서 기다리면 되겠구나....
카메라 연사로 맞춰 놓고 모델 좋은 얼레지 앞에서 기다렸다.
꿈도 야무져라.
태백바람꽃
그러고 있는데 숨을 헐떡이며 푸른솔이 올라왔다.
아마도 단숨에 올라왔나 보다.
꽃들이 너무 예뻐서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된다고...
애기복수초
애호랑나비는 앉을 듯 말 듯 하면서 기다림에 지쳐가게 만들고,
다시 정상 쪽으로 올라가 태백바람꽃과 들바람 실컷 만나고
내려가면서 예쁜 아이들 있으면 담아야지 생각했는데
베터리가 떨어졌다.
뭐... 충분 하다.
이제 부터는 핸드폰으로 찍어야지.
계곡 처녀치마 앞에서 삼각대 세워 놓고 사진을 찍은 아줌마
뒤에서 기다리고 있는데도 쳐다만 볼 뿐
비켜주지를 않는다.
그 아줌마 어깨 위에서 핸드폰으로 한 장 남기고
푸른솔이 한 컷 찍고 싶어 기다렸는데
비켜 주지 않아 그냥 왔는데
중의무릇
꿩의바람꽃
우리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기다리다 그냥 내려왔는지
이상한 아줌마라고 뭐라 그런다.
그날 그 아줌마 귀가 많이 간지러웠을 것이다.
사진 예쁘게 찍는 것도 좋지만.....
그 사람의 모습은 예쁘지 않은 풍경이었다.
들바람꽃
들바람꽃
산에서 내려오니 2시 30분
푸른솔이 준비해온 간식 골고루 먹고
3시쯤 출발하니 집에 5시 30분에 도착했다.
꿩의바람꽃 / 들바람꽃
피곤할 줄 알았는데 연속 2일 강행군에도 끄떡없는 것을 보면
뇌가 행복하다고 소리쳐서 그런가 보다.
충분히 행복한 날
앞으로도 쭈욱~~~ 그런 날들이 많아지기를....
4월 16일 푸른솔과 함께...
▽ 아래는 핸드폰으로 찍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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